여름엔 짝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관한 많은 산문을 썼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소설을 써보았다. 공부를 게을리 했다. 회사에 가기 싫어했다. 상담 선생님에게 아무래도 그러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개를 산책시켰다. 개를 유치원에 등원시켰다. 개에게 안 돼를 반복적으로 가르쳤다. 밤새 모기를 잡았다. 술을 마시지 않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단념하지 않았다. 섹스한 사람과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 조카를 귀찮아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다 재미없어졌다고 말하지 않았다. 회사에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금요일에 마지막으로 퇴근했다. 상담을 그만두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견딜만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글을 두세 번씩 읽었다. 생각한 것을 쓰지 않았다. 고쳐쓴 것을 번복하지 않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았다. 밤에 자고 싶지 않았다.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택시를 자주 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에 가보려 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비를 싫어했다. 사람들의 즐거움을 궁금해했다. 잘 모르는 사람을 부러워했다. 세상 모든 것에 이치가 있다는 이야기에 반박하지 않았다. 엄마의 연락을 무시하지 않았다. 아빠를 가끔 떠올렸다. 친구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다. 아내를 몇 번 울렸다. 개들에게 다정했다. 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려고 노력했다. 글을 새로이 읽었다. 언덕을 오를 때에 너무 힘들다고 생각지 않았다. 날씨가 당연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없던 일로 돌아갈 거라고 믿지 않았다.
마지막 문장에서 한참 머물다 가네. 모든 것은 다 지나가지만 사라지지는 않으므로. 한두 세기 전 젊은 독일 시인이 커다란 참나무 아래 홀로 앉아 썼을 시를 닮았다고 생각했네. 모레 아침에는 겨울을 닮은 바람이 불어온다고 하네.
따숩게 입고 다닙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