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에 호지가 오고부터 왠지 앞으로의 인생이 좀 풀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제 내가 상승세에 들어섰음을 확신했다. 대단한 근거? 없음. 그냥 느낌이 그래! 채무가 제법 해결됐고 일이 또 들어왔다. 서정이랑 서류상 동거인이 되었다. 이제 등본 떼면 같이 나오고, 가장답게 세대주 신분을 차지한 노서정의 세대원으로 내려갔다. 주민센터 아니 행복자치센터에서 굳이 동성 부부라고 말했다. 봄에 태어나서 그런가 나는 봄이랑 잘 맞는 것 같다. 날씨를 많이 타기도 해서 날씨가 좋으면 확실히 기분이 좋다. 요즘 날씨, 괜찮지. 반팔부터 패딩까지 하루 동안 사계절을 다 겪고 있긴 하지만 온종일 겨울 혹은 여름뿐인 가혹한 나날에 비하면 감사하다. 기후 위기 시대,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건 이런 것이지.,
활동량이 늘었고 운동도 다니고 정키하지 않은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눈덩이처럼 불어나 있는 몸뚱아리는 줄어들 기미가 전혀 없다. 이 몸으로 언덕을 쏘다니다가 무릎에 병이 났다. 그래도 아직은 30대인데, 양 무릎에 물이 차서 연골주사 맞고 물리치료 받는 일상이라니. 나름 근력도 있고 타고나기로는 건강 체질에 가까운데 삶이 몸을 골고루 망가뜨린다. 살았을 뿐인데 아픈 사람이 됐다. 이 언덕뿐인 동네가 지긋지긋하고 저주스럽다. 이름부터가 난곡이 뭐냐? 험하고 구질구질하게. 이따금 밤에 욕설이나 고성이 들려온다. 참다 못해 창문에 대고 "아 시발 시끄러워 조용히 좀 해!" 하고 내지른 적도 있다. 아줌마가 되니 겁나는 게 없다. 반드시 이 동네를 뜨는 날이 오리라. 평지에서 산책하며 살리라. 호지도 나도 슬개골을 아껴야 한다. 여자 4종으로 구성된 이 공동체와 함께 재밌게 오래 놀 거야.